(主觀詩と氣分象徵)

 

(한맥문학 통권 359호. 2020. 07. 25)

(문예운동 통권 147호. 2020. 08. 15)

 

핫토리 요시카(服部嘉香, はっとり よしか)

주근옥 역

 

반성이라든가 자기관찰이라든가 하는 말은, 지금은 도덕적으로 또는 개념을 가지고 있는 名辭이므로, 우리들의 현재의 일상생활에는 관계가 없는 것이지만, 순수한 의미로서의 반성과 자기관찰은 나의 마음속에 가지고 있는 좀 더 철저한 생활상의 권위이다. 그곳에서 나는 현실의 생활로부터 인상을 받는 불안, 압박, 의혹 등 여러 가지의 잡념으로부터 도망쳐지는 피난처를 찾아내고 있다. 단지 그곳에 도망쳐져 자기 자신의 편안한 호흡만을 하는 것이 아니고, 그것은 자기로서의 좀 더 확실한 또 하나의 권위인 “생활의 實在”의 전부라고 생각하고 있다. 자기관조의 찰나에 찾게 되는 ‘空(禪)’ 같이 순수한 기분은 나에게 있어서 최상의 권위이다. 반성과 자기관찰 끝에, 또 그 위에 꼼짝도 못하게 할 정도로 자신을 크게 호흡하도록 조여 올 때의 침묵, 그 침묵으로부터 솟아오르는 달콤하고 상쾌한 기분, 이것은 悔恨이라든가 자기비하라든가 실망이라든가 하는 문자를 사용하여 구체적으로 설명할 수 있는 것이 아니고, 그것 그 자체가 바로 자신의 전적인 호흡인 것이다. 하나의 자기 자신에 충실한 ‘實在’이다. 無名의 존재이다. 그러나 이것을 다른 사람에게 말하기에는 너무 괴로운, 명료(明瞭)한 말일지라도 이 괴로움은 아름다운 선율의 문자로 장식한 산문 등으로 기술하기에는 어쩐지 자신이 자신을 애지중지한다고 하는 마음의 만족을 상하게 하는 것 같은 기분이 든다. 이 기분은 기분 그대로 어떤 것인가에 전하고 싶다. 무서울 정도로 혼란하고 복잡한 마음의 호흡, 주관의 리듬을 모두 숨긴 그 침묵의 상태를 지극히 심플하고 상쾌하게 어떤 것인가에 전하고 싶다. 혹시 이것을 예술로부터 구하게 된다면, 나의 예술은 지금 이 상태의 자유로운 主觀詩에서 구할 수밖에 없을 것이다.

 

(嘉香, “主觀詩と氣分象徵,” 安田保雄․本林勝夫․松井利彦 편집, 「近代文學評論大系」, 8(東京: 角川書店, 昭和 48=1973), pp. 76~77.)

 

服部嘉香(はっとり よしか, 1886~1975)

 

明治19年(1886)4月4日東京に生れる。

幼名浜二郎。松山中学を経て早稲田大学に入学、明治41年、文学部英文科を卒業。同期生に北原白秋、三木露風、若山牧水がいた。詩壇への登場は明治38年頃からである。大正2年、母校で英語と商業文、文学概論等を講じた。宮島綱男(のち本学理事長)との親交はこの頃にあった。

大正6年、わけあって早大を退職。 翌年英字紙大阪勤務のため来阪。 すでに関西大学の専務理事を務めていた宮島の紹介で、 昭和10年、関西大学講師(のち教授)となり、在職中は、英語、国語、 心理学、商業実践等を担当、その豊かな学殖を駆使して活躍、学歌の制定などにも貢献し、 大正14年に本学を退職。のち東京に帰住、早稲田大学に復帰し、昭和31年、定年退職まで文学部教授を勤めた。 昭和50年(1975)5月10日没した。89歳。詩集『幻影の花びら』『バレーへの招宴』などがあり、 歌集に『夜鹿集』な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