랠프 에머슨(Ralph Waldo Emerson, 1803~1882)

미국 사상가 겸 시인. 보스턴 출생. 7대에 걸쳐서 성직(聖職)을 이어온 목사의 집안에서 태어났다. 하버드대학교 신학부를 졸업하고 1829년 유니테리언파(派) 보스턴 제2교회의 목사가 되었으나, 그의 자유스런 입장에 대해 교회가 반발하여 1832년 사임하였다. 그후 유럽으로 건너가서 W. 워즈워스, D. H. 콜리지 등과 만나고, 특히 T.칼라일과는 깊은 교우 관계를 맺고, 그를 통하여 배운 칸트 철학 때문에 그의 사상이 선험철학주의(先驗哲學主義)라고 불리게 되었다. 그는 과학이 미래의 종교를 좌우하는 열쇠가 된다는 것을 확신하였다. 칼라일과 콜리지로부터 독일 관념론에 관한 영향을 받고 1835년에 귀국한 후 「자연론(自然論) Nature」(1836)을 공간(公刊)하고 개인의 진리탐구에 과거 문화의 권위를 거부할 것을 선언하였다. 아울러 자연과의 접촉에서 고독과 희열을 발견하고 자연의 효용으로서 실리(實利)․미(美)․언어(言語)․훈련(訓練)의 4종을 제시하였다.

이듬해 하버드대학교의 파이 베타 카파 학단(學團)에서 행한 유명한 <미국의 학자:The American Scholar>(1837)의 강연과 케임브리지대학교 신학부에서 한 강연 <신학부 강연 Address before the Divinity School, Cambridge>(1838)에 의하여 급진사상가로서 인정을 받았다. 전자는 ‘생각하는 인간’으로서의 이상상(理想像)을 그려서 유럽 문화로부터의 지적 독립과 자기신뢰를 설명하였고, 후자는 직관에 의한 진리의 인식을 주장한 것이다. 그 뒤에 집필한 「에세이집 제1」(1841) 「에세이집 제2」(1844)도 여러 가지 각도에서 같은 문제를 논하고 혹은 그 응용을 시도한 것이다. 그를 중심으로 조직된 ‘초월주의자 클럽’을 중심으로 하여 1836∼1847년에 걸쳐 초월주의운동(超越主義運動)을 추진하였는데, 그것은 신플라톤주의, 독일 관념론, 동양의 신비주의의 영향하에서 정신을 물질보다도 중시하고 직관에 의하여 진리를 알고, 자아의 소리와 진리를 깨달으며, 논리적인 모순을 관대히 보는 신비적 이상주의였다.

시인으로서는 철학적인 시에 뛰어났고 동양 사상의 영향을 보여 주는 「브라마」 「나날[日日]」 등의 작품이 유명하다. 초월주의자 클럽에서는 기관지로 「다이얼」(1840~1844)을 간행하였다. 그들 중의 한 사람은 사회운동의 시도로 보스턴 근교에 있는 ‘브루크 농장’을 세웠는데, 이것은 일종의 공산적(共産的)인 ‘새마을’이었으나 그는 직접 관계하지 않았다. 에세이집 이후의 주요작품으로는 플라톤, 몽테뉴 등 6인의 위인(偉人)을 논술한 「대표적 위인론」(1850)과 유럽 여행의 인상을 기초로 한 「영국 국민성론 English Traits」(1856) 「처세론 The Conduct of Life」(1860) 「사회와 고독 Society and Solitude」(1870) 및 2권의 시집(1847∼1867) 등이 있다. 그 밖에도 10권에 달하는 「일기」(1909∼1914)와 영국 여행 때의 강연을 모은 「대표적 인물 Representative Men」(1849)이 있다.